도서 정가제

2007/10/06 15:54 from 긁적
오는 10월 20일부터 도서 정가제 강화로 신간의 경우 마일리지를 포함해서 10% 이상 할인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

몇몇 사이트를 돌아보니 대다수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법이라고 격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 이 제도에 의해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건 yes24같은 온라인 업체나 대다수의 국민이 아닌 우량 고객이다. 우량 고객이 1차적인 피해를 입게 되고 그 다음이 출판사, 그리고 온라인 업체에게 피해가 갈것이다. 오프라인 소매업체는 정가제와 관계없이 계속 망해갈거구.

지난 4월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국가구(2인 이상)의 한달 평균 서적 및 인쇄물에 대한 지출은 1만288원이다. 1인도 아닌 1가구당 지출액이다.

단순 책이 아닌 서적 및 인쇄물의 지출액이다. 그러니까 잡지/일간신문등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실제 서적 구입에 들어간 돈은 7,631원이다. 놀랍도록 적은 금액인데도 불구하고 이 금액은 점점 줄고 있다. (앞으로는 더 줄게 될거라는데 500원 걸 수도 있다.)

이 적은 금액이 의미하는 바가 뭐냐면 한가구가 7,631원짜리 책을 한 달에 한 권정도 구매한다는 말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을 전혀 구입하지 않는 다는 말이다. 파레토의 법칙을 들먹이지 않아도 실제 대부분의 책을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소비한다.

일년에 한두권 사는 사람은 할인을 하든 말든 별 차이를 못느낀다. 1년만에 책을 한권 사기로 했다면 거기에는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이 상황에서 1만원짜리 책을 8천원에 팔든, 9천원에 팔든 구매 의지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도서 정가제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사람들은 위에서 말한 어쩌다 사는 사람들이 아닌 정기적으로 꾸준히 책을 구매하는 고객이다. 아무리 책을 정기적으로 꾸준히 사는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라도 대부분은 월 구입비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할인율 제한으로 실질적인 도서 구입비는 높아지지만, 예산은 같게 되니 자연히 같은 비용으로 더 적은 책을 살 수밖에 없게 된다. 우습게 들릴지 몰라도 책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이건 대단한 피해다 -_-;;

이는 당연히 소비 감소로 이어지게 되고 이 피해는 출판사로 넘어간다. 당연히 기존보다 적은 부수가 팔리게 되니 말이다. 이 상황에서 온라인 판매업체는 오히려 수익이 높아 질수도 있다. 전체 판매 부수는 줄어들겠지만 수익률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온라인 판매점 빼고) 끝에는 언제나 독자들이 또 다른 피해를 입게 된다. 판매 부수가 줄어 들게 되면 대부분의 출판사는 가격을 내려서 판매 부수를 증가할 생각보다는 책 가격을 높여서 수익을 보존하려고 할테니 말이다.

뭐가 출판업계를 보호하고 오프라인 소매상을 보호 하겠다는 건지. 물론 문화 상품이라는 도서의 판매가 단순한 경제 논리(가격)만으로는 결정되지는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도 하다. 오늘의 이 무식한 정책을 만든 위정자와 안일한 생각으로 로비를 통해 정책을 통과 시킨 이들은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다.
Posted by 조성경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