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와서 컴퓨터를 켜고 헛짓하다가 팍스하나 스토리라는 책을 알게 됐다. 최고,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은 하나은행 차세대 시스템에 대한 얘기는 몇 번 들은 적이 있어서, 얼마나 대단한 짓을 했는지 궁금해서 주문.

책은 문고판으로 200페이지 조금 넘기 때문에 읽는데 오래 걸리지 않고 내용도 간단해서 "우린 킹왕짱 좋은 시스템을 개같이 고생해서 만들었다"라는 한 줄로 정확히 표현 가능하다. 내 돈 12,000원이 아까워서 돌려달라고 나가 죽으라는 표현을 쓴게 아니라 단 한줄 짜리 소감에 들어 있는 "개같이 고생해서 만들었다" 때문이다.

개같이 고생해서 만들었다.

쉽지 않은 일을 죽도록 고생해서 목표를 달성했다니 일단 축하해주고 싶다. 그러나 그걸 공개적으로 공표하는건 또 다른 문제다. 왜 우리 나라 IT의 성공담에는 항상 소수의 사람들이 자신과 가족을 버린체로 헌신하고 그 밑에 사람들은 개같이 고생을 하는 것 밖에 없을까.

내가 팍스하나 스토리를 구입할 때는 그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얻은 나름의 노하우, 소회나 독자적인 의사소통 방법등을 기대했다. 그러나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진리는 "밤새면 해결 할 수 있다" 이거 딱 하나다.

이제 공식 레퍼런스도 있으니 비슷한 규모의 다른 개발 사업에서도 팀장이 말하겠지. 이거 봐라 얘들은 이거 만들때 몇 달 동안 집에 안들어갔단다. 니들도 그렇게 좀 해봐(사실 이미 그런데가 많지만).

나가 죽어라 하나은행. IT 종사자의 생활 수준을 세단계쯤 내려 줄 이까짓게 뭐가 자랑스럽다고 책까지 출판하냐. 욕만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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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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