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좋은 일이란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고 매력적인 일을 말한다. 똑같은 시간을 들여도 핵심 기능에 관여 할 수도 있고 재수없으면 아무도 관심없을 그런 기능을 위해 젊음을 쏟아 부을 수도 있는데 그런 일을 나쁜 일이라고 표현했다. 프로그램부터 회사나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누군가는 덜 좋은 일을 할 수 밖에 없고 그들이 대우를 받아야 하지만 선호도는 나뉠 수 밖에 없고 평가도 갈리는게 현실이다.
최근에
HARD CODE라는 책을 봤는데 거기에 이와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그러니까 더 중요하고 각광받는 기능을 개발해야 주목도 받고 승진도 한다는 것이다. 거기서는 비지니스 관점에서 접근해 중요한 기능을 알아차리는 방법이 나오는데 나에게는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솔직히 말하면 중요한 기능을 고르는게 아니라 나쁜(좋지 않은 일) 일은 가려내는 방법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그게 무엇인가 하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이 최고의 순간인 일"을 제외 시키는 방법이다. 기능별로 설명하기 어려우니 범위를 좀 더 확대해보면 이런 범주에 속하는 일이 "보안"같은 일이다. 당신이 보안 담당자라면 당신 최고의 날은 악착같은 해커도 없고 철없는 스크립트키드도 없는 아무일도 없는 날일 것이다(취향에 따라 악몽같은 날을 즐길수도 있겠지만 그게 정상은 아니라고 본다). 이런 일이 바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이 최고의 순간인 일"이다. 화려하게 주목받고 싶다면 이런 일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이런 일들은 특징 하나가 더 있는데 바로 감점식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잘하면 피겨마냥 기술 보너스 점수가 있냐하면 그것도 아닌 그냥 100점이 만점이고 일을 저지를 때마다 점수가 좍좍 빠져나가게 된다. 내가 하고있는 서버 개발도 사실 이런 일이다. 모든 기능을 다 개발하고 운영도 잘해야 100점을 받을 수 있다. 일을 저지를때 마다 점수가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하고.
반대로 왁자지껄한 순간이 최고이며, 0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쌓아나가는 일이 있다. 단계를 통과하고 뭔가를 해낼때마다
점수가 조금씩 올라간다. 웃기는 점은 이렇게 점수가 쌓여서 100점에 다다르는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우습게 뚫고 지나가버린다는 점이다.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지면 100점이 아니라 몇천 몇만도 우습게 나온다. 예술의 경지에 오르면 평가가 거의 무의미한 수준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감점식 일과 점수로 평가하면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여기에 개발자와 마케팅(영업)의 사이가 안좋은 이유가 숨어있다. 죽도록 해봐야 그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점수를 기록해버리니 상대적인 빈곤함을 느끼게 되고 으르렁거리게 된다.
해서 이들을 같은 가중치로 비교해서는 안된다. 문제는 그런 가중치를 부여해서 평가하는 의식있는 관리자와 경영자는 드물고 대부분 직접 비교를 통해 이런 기능(일)을 영광스런 구조조정 1순위 자리에 올려버린다. 여기까지가 사실이다. 그러니 울고불고짜도 바뀌지 않는다.
나처럼 이미 감점식 일을 하고 있다면 점수를 높이려는 행동은 의미가 없다. 천하의 김연아라도 30점짜리 프로그램을 제출하면 보너스 죽도록 받아봐야 4~50점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짓은 하지말고 포기해라. 포기하면 편하다.
그렇긴한데 포기하기에는 억울하다. 안 억울하면 지금 일이 천직이니 할 수 있을때까지 쭈욱하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마음 편히 점수 차를 인정한 후, 점수를 쌓아가는 사람들을 네편으로 만들어라. 그러니까 개발자면 마케팅(영업)이랑 죽도록 싸우지도 미워하지도 말라는 말이다.
그리고 나서 저 위에 있는 HARD CODE에서 제시한 것처럼 비지니스적인 관점을 기를 수도 있다. 근데 이건 작은회사microsoft에 다니는 사람의 의견이고, 내 의견은 그들(그러니까 만점 나오는 반칙쟁이들)의 언어를 배우라는 것이다. 개발자만의 언어는 집에서 거울보면서 혼자쓰고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언어로 말해라. 그 이후에나 그들의 생각을 배우고 훔칠 수 있다.
정말 쉬운 방법이다. 그냥 보통 사람들이 쓰는 말에 익숙해져라. 그리하고나면 길이 반듯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