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 제1권 권학편(勸學篇)
勸學(권학)
1.
君子曰(군자왈) 學不可以已(학불가이이).
군자가 말하길, 학문은 이만하면 됐다...할 수는 없는 것이다.
(중단할 수 없다.)
靑取之於藍(청취지어남), 而靑於藍(이청어남),
푸른 색은 쪽빛에서 취하는데, 쪽빛보다 더 푸르고,
冰水爲之(빙수위지), 而寒於水(이한어수).
얼음은 물이 얼은 것이나 물보다 더 차다.
木直中繩(목직중승), 輮以爲輪(유이위륜),
나무가 곧아 먹줄과 일직선이 되고,구부려서 수레바퀴를 만든다.
其曲中規(기곡중규), 雖有槁暴(수유고폭),
중심을 잡아 그것을 구부린 것을 뙤약볕에 말려도,
不復挺者(부복정자), 輮使之然也(유사지연야) .
다시 펴지지 않는 것은 굽혀졌기 때문이다.
故木受繩則直(고목수승즉직),
따라서 나무는 먹줄을 따르면 곧아지며,
金就礪則利(금취려즉리),
쇠는 숫돌에 갈면 날카로워 지며,
君子博學而日參省乎己(군자박학이일삼생호기),
군자는 널리 배우고 날마다 세 번씩 생각하면,
則智明而行無過矣(즉지명이항무과의)
지식은 넗어지고, 행동하는데 허물이 없게 된다.
2.
故不登高山(고부등고산), 不知天之高也(부지천지고야),
높은 산에 오르지 않으면, 하늘의 높음을 알지 못하며,
不臨深谿(불림심계) 不知地之厚也(부지지지후야)
깊은 계곡에 가보지 않으면, 땅의 깊은지 알지 못하며,
不聞先王之遺言(불문선왕지유언),
선왕이 남긴 유언을 듣지 못하면,
不知學問之大也(부지학문지대야)
학문의 위대함을 알지 못한다.
干, 越, 夷, 貉之子(간, 월, 이, 맥지자),
간(干)이나 월(越)이나 이(夷)나 맥(貉)의 아이들도,
生而同聲(생이동성), 長而異俗(장이리속),
태어나자마자 울음소리가 동일한데, 성장하면서 그 풍속이 달라지는 것은
敎使之然也(교사지연야).
교육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詩曰(시왈),
시경(詩經)에서 말하길.
嗟爾君子(차이군자), 無恆安息(무긍안식).
군자들이여, 항상 편히 놀려고 하지 말라.
靖共爾位(정공이위), 好是正直(호시정직)
그대의 자리 삼가 받들어, 항상 정직(바르고 곧음)하면,
神之聽之(신지청지), 介爾景福(개이경복)
신령께서도 이를 알아보고, 그대에게 큰복을 주시리라.
5
神莫大於化道(신막대어화도),
신명이라는 것은 도(道)에 따라 변화되는 것보다 더 큰 것이 없으며,
福莫長於無禍(복막장어무화),
화를 입지 않는 것보다 큰 복은 없는 것이다.
3.
吾嘗終日而思矣(오상종일이사의),
나는 일찍이 혼자 하루종일 곰곰히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不如須臾之所學也(불여수유지소학야)
잠깐 동안 선생에게서 배우는 것만 못했으며,
吾嘗跂而望矣(오상기이망의),
나는 일찍이 발돋움하여 먼곳을 바라 보아도,
不如登高之博見也(불여등고지박견야)
높은곳에 올라가 널리 보는 것만 못했다.
登高而招(등고이초),
높은 곳에 올라서 손짓하면,
臂非加長也(비비가장야),
팔이 길어진 것도 아닌데도,
而見者遠(이견자원),
멀리 있는 사람이 볼 수 있고,
順風而呼(순풍이호),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부르면,
聲非加疾也(성비가질야),
소리가 커지는 것 아닌데,
而聞者彰(이문자창)
잘 들을 수가 있었다.
假輿馬者(가여마자), 非利足也(비리족야),
수레나 말을 사용하면, 발을 쓰지 않는데도,
而致千里(이치천리),
천리를 갈 수 있고,
假舟楫者(가주즙자), 非能水也(비능수야)
배나 노를 사용하면, 물에 능숙한 것이 아닌데도,
而絶江河(이절강하)
장강과 황하를 건널 수가 있다.
君子生非異也(군자생비리야)
군자는 태어날 때 특별하게 태어나는 것이 아니며,
善假於物也(선가어물야)
사물을 잘 다루고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배웠기 때문에 군자가 된 것이다.)
4.
南方有鳥焉(남방유조언),
남쪽에 새가 있는데,
名曰蒙鳩(명왈몽구),
이름은 몽구라고 하며,
以羽爲巢(이우위소) 而編之以髮(이편지이발) 繫之葦苕(계지위초),
깃털을 이용하여 둥지를 만들고 머리의 깃털로 뽑아 얽어서 갈대 줄기에 매달며,
風至苕折(풍지초절) 卵破子死(난파자사)
바람이 불어 갈대 줄기가 꺾이면, 알은 깨지고 새끼는 죽게 되는데.
巢非不完也(소비불완야)
이는 둥지가 완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所繫者然也(소계자연야)
지은 환경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西方有木焉(서방유목언), 名曰射干(명왈사간),
서쪽에 나무가 있는데, 이름은 사간(射干)이라고 하며
莖長四寸(경장사촌),
줄기가 4촌(寸)인데,
生於高山之上(생어고산지상), 而臨百仞之淵(이림백인지연)
높은 산 위에 자라기 때문에, 깊은 못을 굽어보고 내려다 볼수 있는데,
木莖非能長也(목경비능장야), 所立者然也(소립자연야)
이는 나무의 줄기가 길어서가 아니라, 서 있는 위치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蓬生麻中(봉생마중) 不扶而直(불부이직)
쑥은 삼밭 속에서 자라면, 붙잡아 주지 않아도 곧아 지며,
白沙在涅(백사재열) 與之俱黑(여지구흑)
흰 백사장에 뻘에 빠지면, 함께 검어진다.
蘭槐之根是爲芷(난괴지근시위지), 其漸之滫(기점지수)
난초 뿌리(蘭槐 난괴)는 향료인데, 그것을 오줌에 담그면,
君子不近(군자불근) 庶人不服(서인불복)
군자도 가까이하지 않고, 서인(庶人)도 들고 다니지 않는다.
其質非不美也(기질비불미야),
이는 본 바탕이 향기롭지 않아서 아니라,
所漸者然也(소점자연야)
그것을 적신 오줌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故君子 居必擇鄕(고군자 거필택향),
그러므로 군자는 사는 데 반드시 좋은 곳을 선택해야 하며,
遊必就士(유필취사)
놀때도 반드시 어진 선비를 가까이 해야하며,
所以防邪僻而近中正也(소이방사벽이근중정야).
그래야 사악한 것을 멀리하며, 중정(中正, 가운데 바릇 것)에 가까이 할수 있다.
5.
物類之起(물류지기), 必有所始(필유소시),
만물의 기원에는, 반드시 시작이 있듯이,
榮辱之來(영욕지내), 必象其德(필상기덕).
영화나 치욕에도 , 반드시 그 덕에서 상응하여 온다.
肉腐生蟲(육부생충), 魚恬生蠹(어념생두),
고기가 썩으면 벌레가 생기고, 생선이 마르면 좀벌레가 생긴듯이.
怠慢忘身(태만망신), 禍災乃作(화재내작).
태만해서 사람의 도리를 망각하면, 재앙이 일어나게 된다.
强自取柱(강자취주),
굳세면 잘려서 기둥으로 선택되게 되고,
柔自取束(유자취속),
유약하면 베어져서 다발로 묶이게 된다.
邪穢在身(사예재신), 怨之所構(원지소구),
간사하며 더러운 것이 자신에게 있으면, 원망이 따르며,
施薪若一(시신야일), 火就燥也(화취조야),
땔나무가 한결같아 보여도, 불은 건조한 쪽부터 붙게 되며,
平地若一(평지야일), 水就溼也(수취습야).
평평한 땅이 한결같아 보여도, 물은 습한 곳으로 흘러간다.
草木疇生(초목주생), 禽獸群焉(금수군언)
풀과 나무는 무리를 지어 자라며, 새와 짐승은 떼를 지으며,
物各從其類也(물각종기류야).
만물은 각 종류를 따라 모인다.
是故質的張而弓矢至焉(시고질적장이궁시지언),
그렇기 때문에 과녁이 있으면 활과 화살이 이르고,
林木茂而斧斤至焉(림목무이부근지언),
숲에 나무가 무성하면 도끼가 이르고,
樹成蔭而衆鳥息焉(수성음이중조식언),
나무가 자라서 그늘을 이루면 모든 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醯酸而蜹聚焉(혜산이예취언).
식초가 시어지면 날파리들이 모여 든다.
故言有召禍也(고언유소화야),
그러므로 잘못한 말은 재앙을 불러 들이고,
行有招辱也(항유초욕야)
잘못한 행동은 곤욕을 불러 들이니,
君子愼其所立乎(군자신기소립호)
군자는 그 서 있는 곳에서 말과 행동을 삼가 해야 한다.
6.
積土成山(적토성산),
흙이 쌓여 산을 이루면,
風雨興焉(풍우흥언),
바람과 비가 일어난다.
積水成淵(적수성연),
물이 모여 연못을 이루면,
蛟龍生焉(교룡생언),
교룡이 살게 되며,
積善成德(적선성덕) ,
선을 쌓으면 덕이 이루면,
而神明自得(이신명자득) 聖心備焉(성심비언).
신명(神明)을 스스로 체득하게 되어, 성스런 마음이 갖추어 지게 된다.
故不積蹞步(고부적규보),
그러므로 반걸음이라도 쌓이지 않으면,
無以至千里(무이지천리),
천리 길에 이를 수가 없으며,
不積小流(부적소류),
작은 물의 흐름이 쌓이지 않으면,
無以成江海(무이성강해),
강과 바다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
騏驥一躍(기기일약),
천리마도 한 번 뛰어서는,
不能十步(불능십보)
천리을 달리지 못하고,
駑馬十駕(노마십가),
둔한 말이라도 열흘을 달리면,
功在不舍(공재불사).
능히 따를 수 있으며,
鍥而舍之(계이사지)
조각을 하다가 중지하면,
朽木不折(후목부절)
썩은 나무도 깎을 수가 없고,
鍥而不舍(계이불사)
새기는 일을 중지하지 않으면,
金石可鏤(금석가루)
쇠와 돌에도 새길 수가 있다.
蚯螾無爪牙之利(구인무조아지리), 筋骨之强(근골지강),
지렁이는 손톱이나 어금니의 예리함이나, 근골의 억셈이 없어도,
上食埃土(상식애토), 下飮黃泉(하음황천),
위로는 티끌 같은 흙을 먹고, 아래로는 땅속의 물을 마시는데,
用心一也(용심일야)
마음을 쓰는 것이 한결 같기 때문이다.
蟹八跪而二螯(해팔궤이이오)
게는 8개의 발과 2개의 집게발을 가지고 있지만,
非蛇蟺之穴(비사선지혈)
뱀이 서렸던 구멍이 없으면,
無可寄託者(무가기탁자)
몸을 의탁할 곳이 없는데,
用心躁也(용심조야)
마음을 쓰는 것이 조급하기 때문이다.
是故無冥冥之志者(시고무명명지지자),
그러므로 조용하고 정성스러운 뜻이 없는 자는,
無昭昭之明(무소소지명),
빛나고 밝은 것이 없으며,
無惛惛之事者(무혼혼지사자),
온갖 정성을 들이는 일이 없는 자는
無赫赫之功(무혁혁지공)
혁혁(赫赫)한 공로가 없으며,
行衢道者不至(항구도자부지)
두 갈래 길을 함께 가는 자는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며,
事兩君者不容(사량군자불용)
두 임금을 섬기는 자는 용납되지 못하며,
目不能兩視而明(목불능량시이명)
눈은 양쪽 눈이 따로 보면서 밝을 수가 없으며,
耳不能兩聽而聰(이불능량청이총)
귀는 양쪽 귀가 따로따로 들으면서 총명할 수가 없다.
螣蛇無足而飛(등사무족이비)
등사(螣蛇)는 발이 없어도 날아 다니고,
梧鼠五技而窮(오서오기이궁)
오서(梧鼠)는 다섯 가지 재주를 가지고 있어도 곤궁하게 지낸다.
詩曰(시왈),
시경(詩經)이르기를,
尸鳩在桑(시구재상), 其子七兮(기자칠혜),
뻐꾸기가 뽕나무에 앉았는데, 그의 새끼는 일곱 마리네.
淑人君子(숙인군자), 其儀一兮(기의일혜),
어지신 군자(君子)여, 그 거둥이 한결같네.
其儀一兮(기의일혜), 心如結兮(심여결혜),
그 거둥이 한결같으시니, 마음은 변함이 없네.
故君子結於一也(고군자결어일야).
그러므로 군자는 한결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7.
昔者(석자)
옛날
瓠巴鼓瑟而流魚出聽(호파고슬이류어출청)
호파(瓠巴)가 큰 거문고를 타면 흐르는 물속의 물고기가 나와서 듣고,
伯牙鼓琴而六馬仰秣(백아고금이륙마앙말)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면 수레를 끄는 여섯 마리의 말이 우러러 보았다.
故聲無小而不聞(고성무소이불문)
그러므로 소리는 아무리 적더라도 들리지 않는 것이 없으며,
行無隱而不形(항무은이불형)
행실은 아무리 숨겨도 드러나지 않는 것이 없으며,
玉在山而草木潤(옥재산이초목윤)
옥(玉)이 산에 있으면 풀과 나무가 윤택하고,
淵生珠而崖不枯(연생주이애불고)
연못에서 진주가 나오면 언덕은 마르지 않으니,
爲善不積邪(위선부적사)
좋은 일을 하고 사사로운것을 멀리하면,
安有不聞者乎(안유불문자호)
어찌 좋은 소문이 나지 않겠는가?
8.
學惡乎始(학오호시), 惡乎終(오호종),
학문이란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끝나게 되는가?
曰(왈),其數則始乎誦經20(기삭즉시호송경)
그 방법을 말하자면 서경(書經)을 암송하는 데에서 시작하여,
終乎讀禮(종호속례)
예서(禮書)를 읽는 데에서 끝나며,
其義則始乎爲士(기의즉시호위사), 終乎爲聖人(종호위성인)
그 의의는 선비가 되는 것에서 시작하여, 성인(聖人)이 되는 데에서 끝나게 된다.
眞積力久則入(진적력구즉입)
자신의 힘을 다하여 오랫동안 노력하면 성인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으니,
學至乎沒而後止也(학지호몰이후지야)
학문이란 죽은 뒤에야 끝나게 되는 것이다.
故學數有終(고학삭유종),
그러므로 배우는 방법은 끝마침이 있으나,
若其義則不可須臾舍也(야기의즉불가수유사야),
그 의의를 살피는 일은 잠시라도 놓을 수가 없는 것이다.
爲之人也(위지인야), 舍之禽獸也(사지금수야)
학문을 하면 사람이 되고, 학문을 놓으면 새나 짐승같다.
故書者(고서자) 政事之紀也(정사지기야),
그러므로 서경은 정사(政事)를 기록한 것이요,
詩者(시자) 中聲之所止也(중성지소지야),
시경는 정서의 표현이요,
禮者(례자) 法之大分(법지대분), 群類之綱紀也(군류지강기야)
예서는 법의법의 대분이며, 모든일의 기강이다.
故學至乎禮而止矣(고학지호례이지의),
그러므로 학문이란 예(禮)에 이르러서 그치는 것이니,
夫是之謂道德之極(부시지위도덕지극),
무릇 이를 일컬어 도덕지극이라고
禮之敬文也(례지경문야), 樂之中和也(악지중화야)
예는 경문을 갖추는 일이고, 악(樂)은 중화를 이루는 일이고,
詩書之博也(시서지박야), 春秋之微也(춘추지미야)
시(詩)와 서(書)는 광대해지고, 춘추(春秋)의 간결해지니
在天地之閒者畢矣(재천지지한자필의)
이것들이 천지의 사이에 있으면 모두 끝마친 것이다.
9.
君子之學也(군자지학야), 入乎耳(입호이), 箸乎心(저호심),
군자의 학문은, 귀로 들어 와서, 마음에 나타나,
布乎四體(포호사체) 形乎動靜(형호동정)
사지로 퍼져서,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端而言(단이언), 蝡而動(윤이동)
점잖게 말하고, 침착하게 행동하니,
一可以爲法則(일가이위법칙).
그것은 하나의 법도가 되는 것이다.
小人之學也(소인지학야), 入乎耳(입호이), 出乎口(출호구),
소인의 학문은, 귀로 들어와서, 입으로 나가는데,
口耳之閒則四寸(구이지한즉사촌),
입과 귀의 사이는 네 치인데,
曷足以美七尺之軀哉(갈족이미칠척지구재).
어떻게 일곱 자나 되는 몸체를 아름답게 할 것인가?
古之學者爲己(고지학자위기), 今之學者爲人(금지학자위인),
옛날의 학자들은 자신을 위해 배웠는데, 지금의 학자들은 남을 위해 배운다.
君子之學也(군자지학야), 以美其身(이미기신),
군자는 학문은, 자신의 몸을 아름답게 하고,
小人之學也(소인지학야), 以爲禽犢(이위금독).
소인은 학문은, 지위을 얻기위함이다.
故不問而告謂之傲(고불문이고위지오),
묻지도 않는데 대답하는 것을 시끄러운 것이며,
問一而告二謂之囋(문일이고이위지찬),
한 번 물었는데 두 번 대답하는 것을 말 많은 것이며,
傲非也(오비야),囋非也,(찬비야)
시끄러운 것도 잘못된 것이며, 말이 많은 것도 잘못된 것이니.
君子如響矣(군자여향의).
군자의 말은 메아리와 같다.
10.
學莫便乎近其人(학막변호근기인),
배우는 데는 어진 스승을 가까이하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으며,
禮樂法而不說(예악법이불설),
예와 악은 법도가 있어서 불탈하며 ,
詩書故而不切(시서고이부절),
시(詩)나 서(書)는 옛이야기로 부체하며,
春秋約而不速(춘추약이불속),
춘추는 간략하고 미묘하니 불속하다.
方其人之習(방기인지습), 君子之說(군자지설)
훌륭한 사람의 습관을 익히고, 군자의 말을 본 받으면,
則尊以遍矣(즉존이편의), 周於世矣(주어세의).
널리 존중이 되며, 세상 어디에나 통할 것이다.
故曰(고왈),
그러므로
學莫便乎近其人(학막변호근기인).
배우는 데는 어진 스승을 가까이하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다.
學之經莫速乎好其人(학지경막속호호기인),
배움에는 스승을 가까이 하는것 보다 빠른 길이 없으며.
隆禮次之(융례차지).
예(禮)를 높이는 것은 그 다음이다.
上不能好其人(상불능호기인),
위로는 어진 스승을 존경(좋아하다)하지 않고,
下不能隆禮(하부능륭례),
아래로는 예를 존중하지 않으면서,
安特將學雜識志(안특장학잡식지) ,
어찌 잡다한 학문을 배우고,
順詩書而已耳(순시서이이이),
시(詩)나 서(書)의 글자만 외우다면.
則沒世窮年(즉몰세궁년),
세상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서도,
不免爲陋儒而已(불면위누유이이).
어찌 비루한 신세를 면할 수가 있겠는가?
將原先王(장원선왕) 本仁義(본인의),
앞서간 왕들을 모범을 삼아서, 인(仁)과 의(義)의 근본을 행하면,
則禮正其經緯蹊徑也(즉례정기경위혜경야)
곧 예가 그 바탕(經緯)의 지름길(蹊徑)이 될 것이다.
若挈裘領詘五指而頓之(야설구령굴오지이돈지),
털옷의 옷깃을 잡고 다섯 손가락을 구부려 끌어 올리면,
順者不可勝數也(순자불가승삭야).
모든 털이 다 따라 올라오는 이치와 같다.
不道禮憲(부도례헌),
예와 법을 따르지 않고,
以詩書爲之(이시서위지),
시(詩)나 서(書)로만 행하려고 한다면,
譬之猶以指測河也(비지유이지측하야)
비유하면 손가락으로 황하를 측량하고,
以戈舂黍也(이과용서야)
창으로 수수을 방아찧고,
以錐飡壺也(이추식호야)
송곳으로 밥을 먹으려는 것과 같아서,
不可以得之矣(불가이득지의).
도저히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故隆禮(고륭례) 雖未明(수미명)
그러므로 예를 높이면, 비록 밝게 통달하지 못할지라도,
法士也(법사야)
법도가 있는 선비이고,
不隆禮(불륭례) 雖察辯(수찰변)
예를 높이지 않으면, 사리에 밝고 달변하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散儒也(산유야)
법도가 흐트러진 허튼 선비이다.
11.
問楛者勿告也(문고자물고야)
질문하는데 예의가 없는 자에게는 답하지 않으며,
告楛者勿問也(고고자물문야)
퉁명스럽게 답하는 자에게는 질문하지 않으며,
說楛者勿聽也(설고자물청야)
말이 거친 자에게는 답을 듣지 않으며,
有爭氣者勿與辨也(유쟁기자물여변야).
다투려는 기색이 있는 자와는 더불어 논하지 않는다.
故必由其道至(고필유기도지) 然後接之(연후접지)
그러므로 반드시 도를 지킬 경우 상대를 하며,
非其道則避之(비기도즉피지)
도를 지키지 않으면 피해야 한다.
故禮恭而後可與言道之方(고례공이후가여언도지방),
그러므로 공손한 예를 갖춘 뒤에 도의 방향을 논하고,
辭順而後可與言道之理(사순이후가여언도지리),
말이 순리에 맞은 뒤에 도리의 이치를 논하며,
色從而後可與言道之致(색종이후가여언도지치).
얼굴 빛이 부드러운 뒤에 도의 극치를 논할 수 있다.
故未可與言而言謂之傲(고미가여언이언위지오)
그러므로 말 할 상황이 아닌데 말을 하면 거만한 것이고,
可與言而不言謂之隱(가여언이불언위지은)
말을 할 수 있는데 말하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것이고,
不觀氣色而言謂之瞽(불관기색이언위지고)
기색을 살피지 않고(눈치없이) 말하는 것을 어리석은 것이다.
故君子(고군자) 不傲(불오) 不隱(불은) 不瞽(불고)
그러므로 군자는, 거만하지 않고, 숨기지 않고, 어리석지 않고,
謹愼其身(근신기신).
자신을 삼가서 가지런히 해야한다.
詩曰(시왈)
시경에 이르기를,
匪交匪舒(비교비서) 天子所予(천자소여)
"저 사귐에 소홀함이 없어, 천자께서 상을 주셨네",
此之謂也(차지위야)
이러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12.
百發失一(백발실일)
백 발을 쏘아서 한 발을 실패하면,
不足謂善射(부족위선사)
명사수라고 하지 않고,
千里蹞步不至(천리규보부지)
천리 길을 가는데 반보를 이르지 못하면,
不足謂善御(부족위선어)
수레를 잘 다룬다고 하지 못하니,
倫類不通(윤류불통) 仁義不一(인의부일)
인륜의 모든 법도를 통달하지 못하며, 인(仁)과 의(義)이 한결가지 못하면,
不足謂善學(부족위선학)
제대로 배웠다고 하지 않는다.
學也者(학야자) 固學一之也(고학일지야)
학문이라는 것은, 굳게 하나라도 배우는 것이다.
一出焉(일출언) 一入焉(일입언) 涂巷之人也(도항지인야)
한 번은 나가고 한 번은 들어 오는 것은, 길거리의 보통 사람들이다.
其善者少(기선자소) 不善者多(불선자다),
그 착한 것은 적고, 나쁜 것이 많은 자는,
桀紂盜跖也(걸주도척야),
걸(桀)이나 주(紂)나 도척(盜跖)과 같은 자들이다.
全之盡之(전지진지) 然後學者也(연후학자야).
온전하게 배움을 다한 연후에야 학자(學者)라고 할수 있다.
君子知夫不全不粹之不足以爲美也(군자지부부전불수지부족이위미야).
군자는 온전치 못하고 순수하지 않으면 족히 아름다운 것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故誦數以貫之(고송삭이관지)
그러므로 암송하고 익힘으로써 그 방법을 꿰뚫어
思索以通之(사삭이통지)
생각하여 이에 통달하면,
爲其人以處之(위기인이처지)
군자처럼 처신하고,
除其害者(제기해자),
그 해로운 것을 버리고
以持養之(이지양지)
좋은 것을 가려 길러,
使目非是無欲見也(사목비시무욕견야)
눈은 옳은 것이 아니면 보려하지 않으며,
使耳非是無欲聞也(사이비시무욕문야)
귀는 옳은 것이 아니면 들으려 하지 않으며,
使口非是無欲言也(사구비시무욕언야)
입은 옳은 것이 아니면 말하려 하지 않으며,
使心非是無欲慮也(사심비시무욕려야)
마음은 옳은 것이 아니면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及至其致好之也(급지기치호지야)
학문을 지극히 좋아하면,
目妤之五色(목여지오색)
눈은 오색을 좋아하는 것보다 더 좋아하게 되고,
耳妤之五聲(이여지오성)
귀는 오성를 듣는 것보다 더 좋아하게 되고,
口好之五味(구호지오미)
입은 오미를 맛보는 것보다 더 좋아하게 되어,
心利之有天下(심리지유천하)
마음에서는 천하를 소유한 것보다 더 이롭게 여긴다.
是故權利不能傾也(시고권리불능경야)
그러므로 권세와 이익이 넘어뜨릴 수 없으며,
群衆不能移也(군중불능이야)
타인들의 압력이 마음을 바꿀 수 없으며,
天下不能蕩也(천하불능탕야)
천하도 흔들 수 없다.
生乎由是(생호유시) 死乎由是(사호유시)
살더라도 이 배운 것을 따르고 죽더라도 배운 것을 따르니
夫是之謂德操(부시지위덕조)
이것을 덕행(德行)의 지조(志操)라고 이르는 것이다.
德操然後能定(덕조연후능정)
덕행의 지조 있은 뒤에는 자신의 마음이 안정되고,
能定然後能應(능정연후능응)
자신의 마음이 안정된 뒤에는 능히 적응하게 되며,
能定能應(능정능응)
마음이 안정되고 적응이 되면,
夫是之謂成人(부시지위성인)
무릇 이것을 일러 성인(成人)이라고 할수 있다.
天見其明(천견기명)
하늘은 밝음을 보이고,
地見其光(지견기광)
땅은 광채를 드러내며,
君子貴其全也(군자귀기전야)
군자(君子)는 완전한 것을 귀하게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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